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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한 이름 없는 중국 스타트업이 전 세계 기술판을 흔들었다.
딥시크(DeepSeek). 그들이 내놓은 R1·V3 모델은 “AI는 돈 먹는 하마”라는 업계의 불문율을 정면으로 깨는 듯 보였다. 학습비용이 고작 5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0억 원 수준이라 했다. 그 숫자 하나가 시장의 상상력을 폭발시켰다. “굳이 비싼 엔비디아 칩이 필요 없을지도 몰라.” 이 생각이 퍼지는 순간, 기술 패권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가 번졌다.
당시 분위기는 거의 신화에 가까웠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 빅테크의 긴장, ‘AI의 로빈 후드’라는 수식. 하지만 2026년 1월, 딥시크를 둘러싼 이야기의 결말은 전혀 달라졌다. 화려했던 혁명은 왜 1년 만에 조롱과 의심의 대상이 되었을까. 핵심은 기술 자체보다 더 아래에 있었다. 자원, 신뢰, 그리고 자유. 이 세 가지가 무너지면 모델은 아무리 똑똑해 보여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딥시크 쇼크 이후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더 강해졌다. 최신 GPU는 물론, 중국 전용으로 성능을 낮춘 모델까지도 막히는 흐름이 이어졌다. 결국 딥시크가 내세운 “저비용 고효율”의 조건 자체가 흔들렸다. AI 학습은 단일 칩의 성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수천, 수만 개의 칩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연결성과 안정성이 무너지면 비용은 다른 방식으로 폭발한다.
딥시크가 택한 대안은 자국산 칩, 화웨이의 어샌드 계열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개별 성능도 문제지만 더 치명적인 건 “연결성”과 “생태계”였다. 엔비디아 플랫폼에 익숙한 개발자들이 호환성이 불안정한 환경으로 옮겨오면서 디버깅과 유지비가 늘어났다. 겉으로는 비용을 줄인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다른 항목으로 새어나갔다. ‘가성비’는 숫자가 아니라 총합의 문제다.

기술이 막히면 보통은 방향을 바꾼다. 그런데 방향이 아니라 “경로”가 바뀌는 순간이 있다. 필요 자원이 절박할수록 시장은 어둠을 향한다. 딥시크를 둘러싼 ‘유령 데이터센터’ 같은 이야기들이 논란이 된 이유는 단순히 자극적이어서가 아니다. 이 이야기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럴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분위기 자체가 문제였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가지다. 혁신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지속 가능성은 인프라와 공급망, 그리고 정상적인 조달 경로 위에서만 굴러간다. 만약 기술 기업의 성장 서사가 ‘밀수’나 ‘우회’의 이미지와 결합되는 순간, 그 기업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재판대에 올라간다.

AI는 사용자의 질문과 대화를 먹고 자란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무엇을 가장 먼저 따질까. 성능이 아니라 안전감이다. 특히 “내가 한 대화가 어디로 가는지”는 서비스 선택을 좌우하는 문제다. 딥시크를 둘러싼 보안·프라이버시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국가와 기관에서 사용 제한이나 금지 같은 조치가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이 시점부터 딥시크는 성능 경쟁이 아니라 “신뢰 경쟁”에서 불리한 싸움을 시작했다.
싸고 좋아도, 믿을 수 없으면 못 쓴다. 기술 산업에서 신뢰는 기능이 아니라 기반이다. 기반이 흔들리면 사용자 이탈은 순식간이다. 그리고 한 번 떠난 사용자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딥시크 논란의 마지막 지점은 기술의 철학과 닿아 있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단순 정답 맞히기가 아니라 추론과 창의성이다. 추론과 창의성은 연결된 지식망 위에서 자란다. 그런데 특정 주제, 특정 단어, 특정 사고의 흐름을 강하게 차단하면 어떻게 될까. 겉으로는 정상 대화를 하는 것 같아도, 어떤 지점에서 논리가 끊기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건 정치적 논쟁을 떠나 구조의 문제다. 검열은 특정 답변을 막는 것이 아니라, 지식 연결의 회로를 끊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그 결과, 수학·코딩처럼 답이 고정된 영역은 강해 보이지만, 복잡한 사회 현상이나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 급격히 약해지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AI가 ‘말은 하는데 생각은 못 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시장은 냉정해진다.




딥시크는 분명 시장에 충격을 줬다.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1년 만에 드러난 건 더 근본적인 교훈이다.
칩과 인프라(자원): 학습은 하드웨어·연결성·생태계의 총합이다.
사용자 신뢰(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흔들리면 글로벌 시장은 닫힌다.
자유로운 학습(사고의 범위): 지식망을 인위적으로 끊으면 지능의 깊이가 제한될 수 있다.
결국 딥시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된다.
혁신은 “돈을 덜 썼다”로 완성되지 않는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자유롭게 연결되는 학습, 투명한 시스템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은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파도 한 번에 무너진다.
딥시크 쇼크는 끝났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더 큰 자본, 더 큰 인구,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제2의 딥시크”가 또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도 우리가 봐야 할 건 모델의 화려한 데모가 아니다. 바닥이다. 칩, 신뢰, 자유. 이 세 가지가 받쳐주는 기술만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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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라는 이름은 이상하게 늘 둘로 갈라진다.
누군가는 “인천상륙으로 판을 뒤집은 영웅”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오판으로 전선을 무너뜨린 사람”이라고 한다. 둘 다 맥아더를 말한다. 그래서 이 인물은 단순히 “잘했다/못했다”로 정리하기가 어렵다.
결국 질문은 이거다.

맥아더는 군사적 천재였을까, 아니면 정치적 쇼맨이었을까.
내 결론부터 말하면,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다. 다만 문제는, 그 두 성질이 서로를 강화하기도 했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서로를 망치기도 했다는 점이다.
맥아더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전쟁에서 “무난한 승리”가 아니라 전세를 뒤집는 장면을 만들 줄 알았다.
대표가 인천상륙작전이다. 인천은 상륙전 조건이 좋지 않다는 반대가 많았고, 실패하면 전쟁 전체가 끝장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밀어붙였고,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다. 그 한 번의 성공이 전선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천상륙이 단순히 “운”으로만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맥아더는 상륙이라는 전술에 대한 감각이 있었고, 무엇보다 결단을 내릴 배짱이 있었다. 전쟁은 항상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결정해야 한다. 그럴 때 누군가는 멈칫하고, 누군가는 밀어붙인다. 맥아더는 후자였다. 그리고 그게 맞아떨어질 때 그는 영웅이 된다.
또 하나, 그는 단지 군을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사기(士氣)를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전쟁에서 병력과 물자만큼 중요한 게 여론과 상징인데, 맥아더는 그걸 직감적으로 알았고 능숙하게 활용했다. “내가 돌아왔다” 같은 말 한마디가 전략이 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이 그를 ‘전쟁영웅’이라는 이미지로 굳히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맥아더를 비판하는 쪽에서 가장 많이 잡는 단어도 분명하다.
오만함.
문제는 이 오만이 성격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휘관에게 “확신”은 무기지만, 그 확신이 과해지면 최악을 대비하는 본능을 마비시킨다.
한국전쟁에서 중공군 개입을 둘러싼 논란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당시 여러 보고와 해석이 엇갈렸고, 정보기관과 지휘부가 “개입 가능성”을 낮게 봤던 흐름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최종 책임자는 총사령관이다. 훌륭한 지휘관은 ‘설마’가 아니라 ‘만약’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맥아더는 결과적으로 그 ‘만약’에 취약했다는 평가가 남는다. 방어선 정비, 진격 속도, 대비 태세—이런 것들이 부족한 상태에서 충격이 오면, 전선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 무너짐은 군사적 결과만이 아니라 정치적 신뢰까지 같이 가져간다.
또 하나의 결정타는 정치의 선을 넘나드는 태도였다.
맥아더는 전쟁 중에도 여론과 정치의 흐름을 의식했고, 때로는 군의 지휘체계를 넘어선 발언과 행동으로 상부와 충돌했다. 전쟁 중인 국가에서 이건 치명적이다. 아무리 유능해도, 지휘체계를 흔드는 순간 조직은 그를 버릴 수밖에 없다. 결국 트루먼과의 갈등이 폭발하고, 해임이라는 결말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맥아더는 “명장”이 아니라 “위험한 존재”가 된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조직이 감당하기 어려운 형태의 권력과 이미지를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맥아더는 전형적인 “하나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작전으로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이미지로 여론을 만들 수도 있었다.
문제는 그 이미지가 어느 순간부터 작전보다 앞서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사진을 부르고, 상징을 만들고, 자신을 ‘역사의 중심’에 놓는 방식. 이게 잘 돌아가면 영웅을 만들지만, 전선이 흔들리면 그대로 “정치군인”이라는 비난으로 뒤집힌다.
그래서 나는 맥아더를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맞으면 전쟁을 구하고, 틀리면 전쟁을 더 어렵게 만든 지휘관.”
그는 분명 군사적으로 비범한 순간을 만들었다.
동시에 그는 정치적 쇼맨십과 과도한 확신으로 스스로의 공을 갉아먹었다.

맥아더의 사후평가가 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의 커리어가 ‘중간’이 아니라 ‘극단’을 오갔기 때문이다.
대담함은 영웅을 만들고
오만함은 참사를 부른다
쇼맨십은 여론을 움직이지만
지휘체계를 흔들면 결국 파국으로 간다
그 모든 걸 한 사람이 동시에 보여줬다. 그래서 맥아더는 역사 속에서 늘 논쟁거리로 남는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맥아더라는 인물의 진짜 정체성일지도 모른다.

#맥아더 #더글라스맥아더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사후평가 #전쟁사 #군사사 #리더십 #정치군인 #역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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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매달 약 1,340명.
수감자들이 가석방으로 나옵니다.
지난달 법무부가 “가석방 인원을 작년보다 30% 늘리겠다”고 발표했거든요.
근데 이게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연속 30% 확대.
계획대로면 2023년이랑 비교해서 거의 70% 가까이 늘어나는 구조가 됩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반응은 똑같죠.

“아니… 가석방을 왜 이렇게 늘려?”
“범죄자들 풀어주면 불안해지는 거 아니야?”
그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당연한 질문이에요.
근데 법무부가 내세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교도소가 이미 꽉 찼다. 그것도 꽉 찬 수준이 아니라 넘쳤다는 겁니다.

올해 1월 9일 기준으로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이 약 130%.
서울·부산·인천 같은 대도시권은 150%까지 찍는 곳도 있대요.
OECD 평균이 110% 정도라는데, 우리는 이미 그 선을 훌쩍 넘긴 거죠.
근데 130%가 어느 정도냐.
숫자로는 감이 안 오잖아요.
그래서 이런 비유가 나옵니다.
한국은 수용자 1명당 대략 0.78평~1평 정도 공간이 주어진다고 하고,
신문지로 치면 대충 6장 정도래요.
근데 수용률이 130%면 그 6장이 줄어들어서,
한 사람이 신문지 4.6장 크기에서 생활해야 하는 수준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도 죄 지었으니까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근데 문제는, 이게 그냥 ‘불편’이 아니라는 겁니다.
과밀 수용은 결국 국가가 돈으로, 사고로, 그리고 재범으로 치르는 문제가 돼요.
첫 번째로 소송.
대법원이 2022년에 “1인당 약 0.6평(1.6㎡) 미만이면 위법” 판단도 했고,

인권위도 “0.6평, 심지어 0.4평에서 지내는 건 인간의 존엄을 훼손한다”고 개선 권고를 했죠.
이러니까 수용자들이 “인권 침해다”라고 국가 상대로 소송을 걸고,

지난 10년간 손해배상 소송이 1,300건 넘게 쌓였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배상금? 결국 세금으로 나갑니다.
두 번째로 교도소 내부가 더 위험해진다는 거예요.
좁으면 사소한 걸로 싸움이 나요.
아침에 화장실 문제 하나로도 다투고,
“징벌 받아도 좋으니 방 좀 바꿔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장도가 올라간다죠.
교도관 입장에선 요청사항이 폭발하고, 사고도 늘어나고요.
세 번째가 더 치명적인데,
이렇게 되면 교도소가 해야 할 핵심 기능,
그러니까 교정·교화가 무너진다는 겁니다.
원래 수용자는 아침부터 오후까지
공장 작업을 하거나, 직업훈련을 받거나, 교육을 받는 루틴이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과밀이면 뭐가 생기냐.
“일할 자리”가 모자랍니다.
작업 가능한 인원이 1,000명인데,
과밀로 1,300명이 들어와버리면?
300명은 하루 종일 방에 앉아 있어야 하죠.
일도 안 하고, 교육도 못 받고, 그냥 시간만 보내다 나가게 되는 겁니다.
이게 정상적인 “사회 복귀” 준비가 되겠냐는 거죠.
게다가 의료비도 커져요.
응급치료, 약품, 검사 수요가 늘어서
수용자 의료비가 10년 전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얘기도 같이 붙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또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럼 교도소를 더 지으면 되잖아.”
근데 현실이 그게 쉽지가 않아요.
교정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이라

증축이든 신설이든 주민 반발이 엄청납니다.
안양교도소는 노후로 위험해서 일부 건물이 폐쇄될 정도인데도
증축이 반발로 무산됐고,
여러 시설을 통합해 새로 만들자는 계획도 지역 반발로 틀어졌다는 거죠.
결국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정부가 꺼낸 게 가석방 확대입니다.
말 그대로 뒷문을 넓혀서 숨통을 트겠다는 거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하나 붙어요.
가석방을 늘리면,
그만큼 감시와 복귀 지원을 같이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보호관찰이 제대로 붙으면 재범률이 10% 미만으로 낮다는 설명이 나오고,
또 가석방된 사람이 나가서 갈 데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갱생보호시설 같은 곳에서
거처·취업·직업훈련을 같이 붙여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사에서 말하는 결론은 이거예요.
과밀 문제는 ‘뒷문만’ 열어선 해결이 안 된다.
뒷문이 가석방이라면,
앞문도 같이 조절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재판도 끝나기 전에 구금되는 미결수를 줄이는 방식.
현재 수용자 중 약 35%가 미결수라면,
불필요한 구금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과밀은 꽤 내려갈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것도 시민 불안이랑 직결되니까
“속도와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건지”가 또 논쟁이겠죠.
정리하면 이거예요.
교도소는 이미 넘쳤고,
과밀은 싸움과 사고를 키우고,
세금을 태우고,
교정 기능을 무너뜨리고,
결국 사회로 나온 뒤 재범 위험까지 올릴 수 있다.
시설을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막혀 있고,
그래서 당장 가능한 해법으로 가석방을 늘리려는 건데,
그 대신 보호관찰과 복귀 지원을 같이 촘촘히 붙이고,
미결수 같은 “앞문”도 같이 줄여야 한다.
이게 지금 기사에서 말하는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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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정책 #법무부 #교정행정 #재범 #재범률 #사회복귀 #교정교화 #치안 #인권 #국가배상 #세금
#사법제도 #구금 #형사사건 #시사 #정책분석 #뉴스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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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다”고 버티는 동안, 삶은 더 화려해졌다.
10년 전 주식 리딩방 사기로 피해를 낳았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씨를 둘러싼 최근 보도는 한 가지 질문을 남긴다. 피해자들이 무너지는 시간 동안, 가해자에게만 ‘시간’이 유리하게 흐르는 건 아닌가.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3월 출소했고, 2021년 6월 18일 서울 청담동의 ‘레인에비뉴’ 빌딩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이 건물은 과거 가수 비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주목을 받았다. 매입가로 거론된 금액은 총 480억 원.
문제는 시점이다. 이씨에게는 이미 확정된 범죄수익에 대해 122억 6천만 원의 추징금 납부 의무가 있었는데, 보도는 “추징금을 전액 납부하기도 전에 고가 자산 매입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추징금 전액 납부는 2024년 9월로 언급된다.


하지만 더 핵심은 ‘명의’였다. 기사에서 반복되는 포인트는 이거다.
겉으로 드러난 상당수 부동산이 이씨 개인 명의가 아니라
장인, 배우자, 운전기사 등 측근들이 임원으로 있는 법인 명의로 매입됐다는 것.
청담동 오피스텔, 제주 서귀포 레지던스, 가평 수변 별장 등 여러 부동산이 이런 방식으로 거론됐다. “사실상 차명 재산”이라는 의혹이 따라붙는 이유다.
검찰도 이런 구조를 의식해 “실질적으로 당신 소유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씨는 “법인 설립에 투자·관여는 했으나 실운영자는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결국 개인 명의가 아니라면, 추징금을 다 내지 않은 상태에서도 지인·법인 명의로 거래되는 자산을 수사기관이 즉시 막기 어렵다는 현실이 드러난다.


특히 청담동 레인에비뉴 빌딩은 신탁회사 소유 형태로 넘어가 있어 건물 자체에 대한 추징 절차가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다만 검찰은 신탁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익권·반환채권 등 채권을 추징 보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엔 “호화 자산”이 있는데, 법적으로는 “내 명의가 아니다” “신탁이다” “법인이다” 같은 장치들이 겹쳐서, 환수는 느리고 복잡해지고 피해 회복은 더 멀어진다.

보도는 이씨가 10억 원대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고,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고가 차량을 이용하며 생활하다가 다시 구속됐다고 전했다. 또 “꿈이 골프 선수”라고 말해왔던 이씨가 최근 프로골퍼 실기 테스트에 합격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반면 피해자들의 삶은 정반대다.
10년 전 대출까지 끌어 종목을 따라 샀던 피해자는 휴식도 없이 일하며 빚을 갚고, 가정이 무너졌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피해자는 일부 배상 판결을 받아도 실제 변제가 이뤄지지 않아, 재산을 특정해 강제집행을 하기 위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가해자의 시간은 “새 인생”처럼 굴러가는데, 피해자의 시간은 아직 사건 당일에 멈춰 있는 모양새다.

결론은 개인의 사치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향한다.
전세사기나 보이스피싱은 지급정지나 구제 절차가 상대적으로 마련돼 있지만, 리딩방 사기는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페어펀드’처럼 환수한 부당이득과 민사 제재금을 피해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언급되지만, 국내 도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이어진다.
긴 수사와 재판을 기다려도 돈이 돌아오지 않는 사이,
“돈 없다”는 말 뒤에서 더 화려해지는 삶이 계속된다면, 피해자들은 무엇으로 버텨야 할까.
사기의 대가가 너무 싸게 끝나고, 피해 회복이 너무 어렵게 남는 구조라면—그 사회에서 정의는 누구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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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 등 유명인을 상대로 허위 비방 영상을 제작·유포하며 수억원대 수익을 올린 유튜버 ‘탈덕수용소’ 운영자 A씨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오는 29일 최종 선고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 사건 선고기일을 29일로 지정했다. 이로써 2021년부터 이어져온 형사 사건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A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에 장원영을 포함한 연예인·인플루언서 7명을 대상으로 한 허위 비방 영상을 23차례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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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장원영 인스타그램 캡처 |
영상에는 “장원영이 질투로 동료 연습생의 데뷔를 무산시켰다”, “성매매를 했다”, “성형수술을 했다” 등의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영상은 음성 변조·편집 등으로 자극적인 연출이 더해졌고, 비방 여론 확산을 위해 댓글 아르바이트를 모집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해당 채널을 유료 회원제로 운영하며 약 2년 동안 총 2억5000만원 규모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 일부로 부동산을 매입한 정황도 드러났으며, 논란 이후 채널은 삭제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과 2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지난해 11월 2심에서도 원심이 유지됐다. 이에 불복한 A씨가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형사 사건과 별개로 장원영 측은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1심에서 A씨에게 50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으며, 2심은 강제조정으로 종결됐다. 장원영 개인 자격으로 진행된 민사 소송에서는 1심에서 1억원 배상 판결이 나왔고, 2심에서 5000만원으로 감액됐으나 쌍방의 상고 없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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